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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제 목 : 생선과 바퀴벌레   번호 : 518
    이 름 : 관리자   날 짜 : 04/06/19   시간 : 08:31   줄수 : 95   조회 : 2148

     생선과 바퀴벌레 [펀글]
    
     어느 일식(日食) 레스토랑 주방 안 :
    
     예리한 칼에 의해 모든 살집이 도려진 채 머리와 앙상한 뼈대만 남
    게 된 생선이 쓰레기통 속으로 던져졌다.
     불쌍한 이 생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두 눈을 동그랗게 치뜨
    고 허공을 바라보며 아가미만 뻐끔거리는 것 뿐.
     "어서 오시오. 일본 친구! 여기서 또 만나게 되었군!"
     쓰레기통 안에 이미 들어와 다 죽어가고 있던 어느 바퀴벌레가 마지
    막 안간힘을 내어 방금 들어온 생선에게 말을 걸어왔다.
     "아! 독일 친구! 살충제를 맞았나? 쯧쯧… 무슨 인연인지 자네나 나
    나 험한 꼴로 너무 자주 만나는군."
     생선은 아픔을 견뎌내기가 무척 힘이 든 듯 진저리를 쳐대며 간신히 
    말했다.
     "우리가 이렇게 우연히 만난 것이 지금까지 기십 번쯤 되겠지?" 바퀴
    벌레가 말했다.
     "어휴~ 정말로 끔찍하지 않나? 앞으로 자네와 내가 이런 꼴로 영원
    히 반복해서 태어날 걸 생각하니…"
     생선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.
     "후후…그러나 난 이번으로서 마지막이야. 다음에 나는 바퀴벌레가 
    아닌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테니까."
     바퀴벌레는 비록 힘이 없지만 아주 희망에 가득찬 목소리로 말했다.
     "뭐라고? 그게 무슨 말이야? 자네랑 나랑 죄 지은것은 피차 마찬가지
    인데 어떻게 자넨 이런 지긋지긋한 신세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거지?"
     생선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.
     "하하… 물론 자네나 나나 전생에 죄를 지은건 마찬가지야. 히틀러
    의 친위대 나치 장교였던 나는 유대인 여자들을 잡아다가 함부로 강간
    하고 고문하며 때로는 잔혹하게 죽였지. 독일의 패배로 전쟁이 끝난 
    직후 전범자 수배령이 내렸을 때 나는 국외로 몰래 도망쳤었지. 교묘
    한 수법으로 나는 완전히 딴사람으로 모습을 바꾼 후, 거기서 여생을 
    즐겁고 편안히 지내다가 생을 마치게 된거야. 그러나 인간이 같은 인
    간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만은 속일 수가 없더군. 결국 난 생전
    에 저지른 죄값에 따라 식당 안을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로 지금까지 반
    복해서 태어나게 되었던 거야. 참! 일본 친구! 자넨 왜 횟감용 생선으
    로 계속 반복해서 태어난다고 했지?"
     "휴우~ 나 역시 한때 잘나가던 대일본 제국 군대의 장교였었지. 미일
    (美日)전쟁이 절정에 달하고 있을 무렵, 나는 정부로부터 특별명령을 
    받아 당시 식민지였던 한반도(韓半島)의 젊은 여자들을 이역만리 먼 
    전장터로 끌고가 강제 매춘부 노릇을 시키는 일에 앞장섰었지. 그런
    데 한국인들은 유태인들에 비해 성격이 너무 유순한 탓인지 전쟁이 끝
    나고 난 뒤에도 난 별다른 생명의 위협이나 양심가책을 느끼지 않고 
    고향에서 편안히 잘 지내다가 생을 마칠 수 있었어. 그러나 역시 자네
    가 겪었던 것처럼 준엄하신 하나님의 심판만은 피할 수는 없더군. 하
    나님께선 나를 일식집에 들어가는 횟감용 생선으로 수없이 되풀이해
    서 태어나게 만드셨어. 내 몸에 예리한 회칼이 파고 들어와 구석구석 
    도려지는 아픔! 그리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시계 바늘이 똑같은 방
    향으로 되풀이하여 돌아가듯이 계속 횟감용(사시미)생선으로 태어나
    는 이 신세! 도대체 나의 이 무서운 아픔과 고통을 어떤 수식어로 표
    현해야 적절하단 말인가! 그런데…자넨 다음부터 인간으로 다시 태어
    나게 되었다구? 어떻게 그런 일이…"
     죽음을 바로 앞에 둔 탓인지 생선은 아가미를 더욱 바쁘게 움직여가
    며 바퀴벌레에게 다시 물었다.
     "그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내 후손들 덕분이지."   
     "후손들?"
     "그렇다네. 우리 독일 국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 깊이 반성했어. 유태
    인들을 비롯하여 우리의 잘못으로 인하여 억울하게 희생당했던 이웃 
    나라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그 유족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
    고…이에 하나님께선 노여움을 잠시 푸시고 나같은 독일 전범자 출신
    들에게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시작하셨다네."
     "허허…잘난 후손을 둔 자네가 참 부럽구만! 그런데 자넨 어떤 인간
    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지?"
     생선은 바퀴벌레의 지금 처지가 몹시 부러운 듯 두 눈을 멀건히 치뜨
    며 다시 물었다.
     "어젯밤 천사가 내게 찾아와서 친절하게 일러주더군. 오늘 내가 살충
    제에 얻어맞아 죽는 즉시 일본에서 여자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될 거라
    고…"
     바퀴벌레가 여전히 자랑스럽게 말했다.
     "일본에서 여자 아이로? 그럼 자네 내 부탁 한 가지 들어주겠나?"
     생선이 크게 반색을 하며 말했다.
     "부탁? 무슨 부탁?"
     "자네가 일본에서 여자아이로 다시 태어나 나중에 시집을 가게 되면 
    제발 과거 우리들의 죄를 미화시켜 주거나 감추려하는 미련한 자식들
    을 낳지 말라고…조그만 인간 손바닥으로 무엄하게 하나님의 눈을 가
    릴셈인가? 역사교과서를 왜곡되게 만든 자들이나 그걸 배우고 그대로 
    믿는 자들에겐 전혀 예외없이 지금 나랑 똑같은 하나님의 저주가 임하
    게 된다는 사실을 자네도 잘 알고 있을테지"
     "으음…알겠네.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내 자손을 위하여 그리고 자네
    같이 불쌍한 처지에 놓여있는 무기력(無氣力)한 혼령들을 위하여 힘
    껏 노력해 보겠네."
     "그럼, 잘 가게 친구!"
     "친구, 안녕!"
     "그리고…자네가 혹시라도 회를 먹게 될 땐 아주 조심스럽게 씹어주
    게나!"
     마침내 생선은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바퀴벌레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
    즐겁게 죽어갔다.
     바로 이 시각, 일본 동경(東京) 시내에 있는 어느 산부인과 병원에
    서 어느 산모가 예쁜 여자아이를 막 출산했다.
    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고 난 그 산모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
    며 이렇게 말했다.
     "참 이상하지요. 방금 전 비몽사몽(非夢似夢)간에 제가 독일산 캔맥
    주를 따서 마시려는데 그 안에서 커다란 바퀴벌레 한 마리가 기어나오
    지 않겠어요? 조금 늦긴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태몽(胎夢)으로 볼수가 
    있는 건지…" 
      
    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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